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세법 수업게시판

[변호사시험 기출문제] 2026년 문제 나름대로 풀어보기

세법 선생 2026. 1. 17. 17:00

지난 주에 치러진 올해 변호사시험의 조세법과목 문제를 살펴보고, ‘해설이라기보다는 나름의 풀이를 제시해 볼까 합니다. 저 혼자 풀어본 것이니 혹시 간과한 사항이나 오류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견이 있으면 댓글 부탁합니다.

 

참고로 문제는 법무부 누리집에 기출문제로서 이미 공개되어 있습니다. 법무정책서비스>시험정보>시험자료실>기출문제>2026년도 제15회 변호사시험 기출문제입니다.

 

1

 

[공통 사실관계]

 

회사를 지배하는 지배하는 아버지가 자녀(‘’)에게 회사 돈을 빼돌리면서 사용료 명목의 지급이 있었던 것처럼 외관을 꾸몄다는 것이 문제에 제시된 사실관계입니다. 다만 어떤 방법으로 이러한 외관을 꾸몄는지 설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횡령으로 표현된 이러한 사실관계가 있었던 것은 2017년의 일이라고 합니다.

 

다만 은 이 받은 돈을 사업소득으로 해서, 2017년 귀속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진 것은 2022년입니다. 그래서 과세관청은, ‘법인세 과세처분 소득처분 소득금액변동통지의 전형적인 과정을 밟았습니다. 돈을 받아간 갑은 회사의 임직원도 아니고 주주도 아니므로 소득처분의 내용은 기타소득으로 문제에 제시되어 있습니다.

 

[1.] 첫 번째 질문은 부과제척기간에 관한 것입니다. 여기서 추가되는 사실관계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20259월에 가서야 비로소 과세관청이 갑에게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을 하였다는 것입니다(자세한 것은 나와 있지 않지만, 사업소득으로 신고한 소득세액보다 기타소득으로 경정한 소득세액이 더 크다는 이야기이겠지요).

 

2017년 귀속 종합소득세의 신고기한은 2018531일이기 때문에 부과제척기간은 201861일에 기산합니다. 문제는 기간이 5년이나 10년이냐 하는 것입니다.

 

두 가지 사항을 지적하여 둡니다. 첫째, 일단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였기 때문에 신고가 없을 때 적용되는 7년의 기간은 적용될 여지가 없습니다. 둘째, 소득금액변동통지가 2022년에 있었더라도 원천납세의무의 귀속 시기는 여전히 소득에 해당하는 경제적 이익이 이전된 시점을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부과제척기간은 원칙적으로 5년이고, 다만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 또는 짧게 부정 행위가 개입하면 10년으로 늘어납니다. 판례는 대략 소득을 은닉하는 적극적인 행위라는 말 정도로 풀어내는데, 그 예시(例示)는 시험용 법전에 들어있지 않은 조세범처벌법에 나오기 때문에 관련 조항이 문제지에 제시되었습니다. 대개 장부를 조작하거나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서류(또는 증빙’)를 조작하거나 하는 행위가 전형적으로 부정행위를 이루는데, 처음에 지적해 두었듯 이 문제에는 그저 사용료 명목으로 지급했다고만 할 뿐 그러한 명목임을 외부에 알리기 위해 추가로 취한 조치에 어떠한 것이 있는지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점을 지적하고, 따라서 이 문제에서는 10년으로 인정할 만한 사정이 드러나 있지 않으므로 5년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문제를 풀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게 보면 2023531일에 부과제척기간이 만료되는데, 과세처분은 그 한참 후인 2025년에나 이루어졌으므로 제척기간 만료 후에 이루어진 위법한 과세처분입니다. 그리고 판례는 이러한 경우에는 과세처분이 당연무효라고 하고 있습니다.

 

[평가] 사실관계에는 약간 특이한 구석이 없지 않지만, 전체적으로는 익숙한 부과제척기간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 한편 이와 같이 횡령된 돈을 과세처분 전에 회사에 반환하였다는 사실관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재작년에 나온 비교적 최근의 판례를 이용한 문제로서, 소득에 해당하는 경제적 이익, 특히 뇌물이 몰수·추징되는 경우 후발적 경정청구가 가능하고 또 과세처분을 위법하게 한다고 합니다 와 달리, 자발적으로 반환하는 경우는 소득 과세에 영향이 없다는 대법원의 입장을 알고 있는지 묻고 있는 듯합니다. (이 판례는 이 블로그의 다른 글에서 논의하였습니다. 횡령과 소득세 - 법률신문 칼럼 (6) )

 

결론은 그러한 판례 입장에 따라서 제시해야 할 테고, 그 전 단계의 배경 논의로서, 위법소득 과세에 관한 일반론이나, 방금 언급한 몰수·추징의 경우에 관한 기존 판례(대법원 2015. 7. 16. 선고 20145514 전원합의체 판결)를 언급하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기존 판례는 2016년에 출제되었습니다. (문제풀이와 무관하게 한 가지 덧붙여두자면, 그리고 상세한 것은 더 살펴보아야 하지만, 판례로서 지위가 최근 크게 흔들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기는 합니다만대법원 2025. 11. 13. 선고 202534152 판결 참조)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여서는 문제에도 언급된 소득세법 시행령 제106조 제4항이 적용될 수 있는데, 2020년에는 아예 이 시행령 조항의 적용 결과를 묻는 문항이 출제된 적이 있었습니다만, 이번에는 방금 말한 판례로 논의의 범위를 인위적으로 국한하였습니다. 현실의 사건이라면, 이 판례와 위 시행령 조항 간의 관계 같은 것이 문제될 여지가 있고 그 결과는 아직 분명하지 않습니다.

 

[평가] 재작년에 선고된 판결과 그에 따른 판례의 존재를 알고 있는지 묻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개의 기출문제와 연관이 되어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2

 

[1.] 폐기물을 처리하는 영업을 하는 회사가 제3자에게 처리 작업을 의뢰하고 대가를 지급했지만, 이 제3자의 작업이 관련 규제 법령에 어긋난 것이었던 경우입니다. 이때의 대가 지급은 일정한 위법성을 띠게 되는데, 그러한 의미에서 제1문에서 살펴본 것과 같은 위법소득에 대비시켜 위법비용의 문제로 다루기도 합니다. 사안 자체는 이 위법 비용의 손금산입 가능성을 다룬 과거의 판례를 낳은 대법원 1998. 5. 8. 선고 966158 판결의 그것과 유사한데, 이때의 판례는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담세력에 따른 과세라는 가치를 우선시켜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이 판결에서도 손금산입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였습니다. 다만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다른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는 입장을 유보하기는 하였습니다.

한편 잘 알려진 대로 더 최근의 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27608 판결에 따른 새로운 판례는, 의약품 도매상이 약국 등에 지급한 이른바 리베이트의 손금 산입을 부인하면서 이것이 사회질서에 위반된 지출이라는 데에서 그 이유를 찾았습니다.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지출된 비용은 손금이 가져야 하는 일반적 표지인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통상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풀 때에는 일단 위 두 판결을 모두 염두에 두어야 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위 두 판결의 관계를 나름대로 분석을 해야 합니다. 일단 판결들의 문구만 보면, 1998년 판결의 사안에서는 비록 관련 법령에 어긋난 비용 지출이기는 했지만 사회질서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았고, 2015년 판결의 사안에서는 문제된 리베이트가 사회질서에 어긋난 것으로 보았습니다. 두 판결은 이와 같이 나름의 일관성을 가지고 있고, 그렇게 보면 2015년 판결의 결론에 불구하고 1998년 판결 판결의 사안과 유사한 이 문제의 사안에서는 손금 산입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판결의 문구에 불구하고 두 판결이 서로 잘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판례가 변경되었다거나 대법원이 위법 비용의 손금 산입에 좀 더 까다로운 입장을 취한 것으로 이해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세운다면, 이 문제의 사안에서도 관련된 비용 지출이 사회질서에 어긋난다는 점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는 한 손금으로 인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논점 자체는 간단한데, 이처럼 아직 미해결의 쟁점을 포함하고 있어서 답안을 효과적으로 작성하기가 좀 까다로운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보면 아마 출제자는 두 판결의 결론이 일관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그렇게 보면 1998년 판결의 내용까지 알고 있었을 것을 요구하는 셈이어서, 수험생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을 지우는 문항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평가] 어느 정도 익숙한 쟁점이지만, 조금 덜 알려진 예전 판결까지 알아야 풀 수 있는 문항. 그러한 의미에서 난도가 높았다고 말할 수도.

 

[2.] 10% 이자율의 채무 20억 원이 있는 법인이 이 빚을 갚지 않고 10억 원을 이자율 4%의 정기예금에 예치하였으며, 이 정기예금은 특수관계인의 은행 대출 – 7억 원, 이자율 8% - 에 담보로 제공되었다는 사실관계입니다.

 

현실에서 이러한 행태는, 문제에서 묻고 있는 부당행위계산부인 외에도 이른바 업무무관 가지급금의 지급이자 손금불산입 문제(법인세법 제28조 제1항 제4호 나목)를 낳습니다만, 여기서는 어디까지나 부당행위계산부인 문제만을 다루라고 하고 있습니다.

 

부당행위계산부인에서는 근본적으로 부당한 조세부담의 감소가 문제인데, 조세부담의 감소는 다른 데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과세 대상이 되는 소득의 감소에서 옵니다. 따라서 여기서는 해당 법인이 어떻게 얼마나 자신의 소득을 줄였는지 따져보아야 하리라 여겨집니다. 문제된 10억 원을 예치한 결과 4% 이자율의 이자 – 1년 기준으로 4천만 원 를 수취하지만, 동시에 10% 이자 – 1년 기준으로 1억 원 를 지급해야 합니다. 만약 이를 예치하지 않고 채무 변제에 사용하였다면 수취이자도, 지급이자도 없을 테니, 결국 6천만 원 소득이 더 늘 것입니다.

 

물론 10억 원을 가지고 꼭 빚을 먼저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역시 문제풀이와 무관하지만 업무무관 가지급금 문제에서 이 논리의 타당 여부가 쟁점이 됩니다), 여기서는 이 예금이 특수관계인의 대출에 담보로 제공되었으므로 이러한 행동이 경제적 합리성에 어긋나는 부당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이 거래는, 아주 전형적인 거래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보아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을 주면서 동시에 자신의 조세부담을 줄이는 부당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급이자 중 방금 말한 6천만 원 부분은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에 근거하여 익금에 가산되어야 한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619037 판결의 사안이고, 2018년에 비슷한 형태로 출제된 적이 있습니다.

 

[평가] 법인세법 영역에서 기출문제를 그대로 가져다 썼다는 것이 이채롭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의 적용에서는 전형적이지 않은 면을 포함하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고, 따라서 비록 대법원이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의 적용을 긍정하기는 했지만,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의 적용요건에 맞추어 설명하기가 약간 까다로울 수 있는 사안입니다.

 

[총평] 세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전반적으로 그냥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는 없었던 것 같고, 각각의 문항이 모두 어느 정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으로 기출문제를 많이 활용하기는 했는데, 22.같이 거의 그대로 되풀이되기도 했지만, 12.이나 제21.처럼 그 후의 법 상황 변화에 맞추어 풀어내야 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요즘 대법원 판례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제법 있는 듯해서 이러한 경향이 이어질 경우 수험생들로서는 부담을 가질 수도 있겠습니다.

 

끝으로 제2문에서 온전히 법인세로만 두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인 듯합니다. 결과적으로 어느때보다 국세기본법의 비중이 작은 시험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등급 컷은 잘 모르겠고농담입니다)

 

수험생 여러분들은 수고가 많으셨고, 세법 과목 선택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