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또는 다른 사람들의 글 읽기

'경제적 실질' Economic Substance - Amandeep Grewal

세법 선생 2025. 1. 31. 17:21

아이오와 대학 교수로 소개되어 있는 아만딥 그루얼(Amandeep S. Grewal, 발음이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리월정도일지도)이라는 사람은, 계속하여 살펴보고 있는 법인세 리서치 핸드북’(편집은 루벤 아비-요나, 2023년 출간)의 제22장을 썼습니다. 이 장은 미국 세법의 경제적 실질’(economic substance) 법리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세법의 용례에서는 실질과세 원칙에서 실질이란 경제적 실질을 가리킨다는 식으로 흔히 말하기 때문에, “economic substance”라는 영어 표현을 경제적 실질로 바꾸면 실질과세 원칙(영어로는 “substance over form”으로 흔히 표현)과 잘 구별이 안 되는 느낌인데, 미국에서는 일반적인 실질과세외에 경제적 실질이라고 하면, 물론 기본적으로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법리이기는 해도, 기술적으로는 구별되는 내용을 다루는 말이 됩니다. 이 점은 특히 이 장에서 살펴보는 현행 미국 세법 제7701(o)항이 2010년 만들어진 다음에 더구나 그러한데, 이 조항은 그 전에 판례로 인정되어 오던 경제적 실질법리를 입법한 것으로 흔히 이해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 중 특히 이 장에서 논의하는 (1)호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o)Clarification of economic substance doctrine

 

(1) Application of doctrine: In the case of any transaction to which the economic substance doctrine is relevant, such transaction shall be treated as having economic substance only if—

(A)

the transaction changes in a meaningful way (apart from Federal income tax effects) the taxpayer’s economic position, and

(B)

the taxpayer has a substantial purpose (apart from Federal income tax effects) for entering into such transaction.

 

이 조항은 법인의 조세회피 구조’(tax shelter)가 성행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만들어졌다고 흔히 이해되고, 그에 따라 이 조항에 따라 과세가 이루어지는 경우 거의 엄격책임에 가까운 가산세 부담을 지운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조항의 적용범위나 요건이 어떻게 되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해서 문제라는 것이 이 장의 주요 논지입니다.

 

일관된 적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판례법이었을 당시에도 마찬가지였겠지만 판례법의 어쩔 수 없는 속성으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었으나, 실정법 규정으로 들어온 이상, 게다가 상당한 정도의 가산세 부담이 따라온다면 더군다나 일관된 적용이 이루어져야만 하는데, 이 조항의 문언이 가지는 의미가 불분명해서 그렇게 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합니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실정법으로 만들어지기 전 경제적 실질법리가 어떤 체계적 위치를 가지는지를 둘러싸고 논쟁이 있었다고 합니다. ‘실정법 초월적입장(extra-statutory approach)에 따르면 개별 조항의 적용에 앞서 일반적으로 해당 거래에 경제적 실질이 존재해야 한다는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하고, 이때 경제적 실질이란 해당 거래의 결과 납세자의 경제적 지위에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기고((A)), 또 해당 거래를 하는 데에 조세부담 감소 외에 다른 목적이 있음((B))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이 입장의 문제는 경우에 따라 위 (A)(B)의 요건이 표면적으로 잘 충족되지 않지만 여전히 해당 조항의 적용이 부정되면 안 되는 경우가 있다는 데에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해당 조항의 입법 의도가 경제적 실질과 무관한 적용을 요구하는데, ‘경제적 실질이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실정법 초월적법리라고 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판례법이었을 때에는 구렁이 담 넘어가듯지나쳐 갈 여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문제라고 합니다.

 

따라서 실정법적접근(statutory approach)을 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 접근방법은 일단 해당 조항의 해석론 차원에서 경제적 실질이 문제되는(relevant)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구별하고, 문제되는 경우에만 해석의 보조 수단처럼 경제적 실질법리를 활용한다는 내용입니다. 방금 살펴본 실정법 초월적접근의 문제 때문에 이 방향이 더 무난하지만, 이것이 과연 입법의도 – ‘조세회피 구조라는 만연한 문제에 대응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그에 걸맞게 엄격한 가산세 책임을 부과하는 에 맞는지 의문이 제기될 여지가 있다고 합니다. 결국 어느 쪽도 결정적으로 옳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어떤 경우에 경제적 실질법리를 적용할 수 있을지에 관하여 좀 더 명확한 입법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장의 독특하고 미국 세법에 고유한 논의는, 조금 일반화시켜 말하자면, 일반적 조세회피방지 조항을 입법하는 데에 따르는 기술적 어려움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