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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조세회피 구조' Corporate Tax Shelters - Joshua Blank & Ari Glogower

세법 선생 2025. 1. 28. 12:22

엘가 출판사에서 나온 법인세 '리서치 핸드북' 이제 21장을 살펴봅니다. 4부의 장으로, 미국법인들의 법인세 회피 구조(corporate tax shelters) 관한 내용입니다. 조슈아 블랭크와 아리 글라고워라는 사람이 함께 썼습니다. 블랭크는 캘리포니아 어바인 (, UC Irvine), 글라고워는 노스웨스턴 대의 교수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장이 속한 4부는 법인세 절세 계획(Corporate Tax Planning) 논의 대상으로 삼고 있고, 법인세 회피 구조 관한 논의 이후에는 경제적 실질’, ‘법인세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논의가 이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지난 번에 9장을 소개한 3부는 비교법적 내용을 담고 있었고, 유럽연합 법인세제 외에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튀르키예, 뉴질랜드, 일본, 중국, 인도, 브라질의 법인세제를 개관하는 장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법인세 회피 구조라는 공인되지 않은 번역을 일단 어설프게 만들어 썼습니다만, “tax shelter”라는 말은 미국에서 많이 쓰입니다. 소득이 발생하였지만 소득세는 내고 싶지 않을 때, 세법 적용에서 그 소득이 감소될 수 있도록 하여 주는 인위적인 거래 구조를 가리킨다는 정도로 일단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이런 구조는 어느 특정인의 특정 상황에서만 쓰이기보다, 비슷한 수준의 소득을 가진 사람들 일반이 활용할 수 있는 성격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이러한 거래 구조를 고안해 낸 사람 대개 법무법인, 회계법인과 같은 전문가 집단 은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아이디어를 팔거나 관련된 거래를 실행하는 일까지 대신해 주는 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이러한 회피 구조를 법인세 납세의무자인 기업이 활용하는 경우 법인세 회피 구조라는 말을 쓸 수 있을 테고 그것이 이 장의 제목입니다.

 

법인세 회피 구조의 문제는 오랜 기간 미국 세제를 괴롭히면서 주기적으로 크게 성행하곤 했는데, 특히 2000년대 초·중반에 큰 스캔들이 생겨서 대형 회계법인과 고위 임원들이 형사처벌을 받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구글로, “KPMG tax shelter fraud”라는 검색어를 주면 대강의 내용을 확인할 있습니다)

 

이 장의 내용은 그 후에 생긴 미국법의 변화를 전제로 하여, 미국법의 현재 상태와 문제점,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방금 말한 스캔들 이후로 미국 세법은 법인세 회피 구조에 활용될 우려가 있는 거래 유형들을 공시하고 있고, 이러한 거래 유형을 활용하는 납세자와 그에 조력하는 세무 전문가들이 과세관청에 신고할 의무를 지우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세무 전문가들이 작정하고 회피 구조를 만들어 잠재적 고객들에게 이를 판매하는 상황은 많이 줄어 들었다는 진단이 있다고 합니다.

 

다만 문제점도 없지는 않은데, (1) 아무래도 과세관청이 문제되는 거래 유형을 아는 데에 시간이 걸리고, (2) 납세자의 신고가 때로는 과다하고, 때로는 과소해서 이를 적절히 처리하는 데에 행정 부담이 크며, (3) 2021년 연방대법원이 거래 유형의 공시를 대상으로 삼아 소송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하면서(CIC Servs., LLC v. IRS, 141 S. Ct. 1582) 향후 납세자들의 소 제기로 이 제도의 실효성에 추가로 상처가 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이 장의 주요 논지는, 아예 이 기회에 관련된 제도를 재정비하자는 것으로서, 신고의 범위를 재무부 시행규칙(regulations)에 어긋나는 세법의 해석·적용 일반으로 확장하고, 신고할 때 회사 내·외부의 보고 서류나, 특히 법률대리인의 법률 의견(legal opinion)에 납세자가 의존하고자 할 때 그러한 의견서도 첨부서류로서 제출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논의가 별로 없지만, BEPS 기획에서는 흔히 “mandatory disclosure”라고 해서, 기업들이 사용하는 절세 전략들 중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것을 과세관청에 신고하도록 하는 제도가 논의되었고, 미국 외에 유럽연합에서도 이러한 제도를 많이 활용하고 있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