뤽 드 브뢰는 벨기에 사람이고 루뱅 대학교의 교수입니다. 찾아보니 1959년 생이네요. 이제는 원로라고 해야 할 듯합니다. 드브뢰가 다른 1인 – 요리스 루츠라는 사람인데 대학 부설 연구소의 연구원 정도 지위에 있는 것 같습니다 – 과 함께 공저한 이 글은 조세조약의 남용이라는, 최근 30여 년 간 계속 논의되고 있는 중요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벱스 기획이 절정에 다다른 2015년 초에 나왔고 ‘인터택스’에 실렸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읽고 있는, 그 후에 나온 다른 글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대단한 내용은 없지만, 제법 길고 관련된 다양한 논점들을 차근차근 훑어가는 글입니다. 전반적으로는 OECD 작업에 비판적인 논조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주요 목적 기준에 관한 논의들이 종종 그러하듯이 2003년의 OECD 주석서 개정을 많이 언급하고 있고, 여기서 조세조약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각 나라가 국내법의 일반적 조세회피방지 조항(GAAR) – 우리나라에서는 실질과세 원칙 – 을 동원할 수 있다고 한 것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방안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10여 년 후 벱스 기획에서는 주요 목적 기준이 전면에 등장한 것이지만(따라서 그 자체로는 환영할 만하지만), 불확정 개념이기 때문에 과세관청에 너무 큰 권한을 부여하고 나라에 따라서는 헌법적 문제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이 부분이 다른 글에서 그 후에 많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어떤 거래 형식을 취한 데에 사업과 관련된 이유가 있을 때 그와 동시에 세 부담을 감소시키기 위한 (주관적) 의도가 있었다는 이유를 들어 조세조약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나아가 세법의 적용에서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OECD가 조세조약의 존재이유 중 하나가 이중비과세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서술을 모범조약 서문에 추가한 것에 대해서도, 현재의 조세조약의 연혁이나 구조 등을 생각할 때 역시 ‘립서비스’ 정도의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평가절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때문에 과세권 제한을 규정한 조세조약의 조항 적용이 쉽게 배제되거나, 과세관청이 넓은 범위의 거래를 쉽게 조세조약의 남용이라고 단정하는 결과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최근 20여 년 간 OECD가 조세조약의 남용과 관련하여 문제의식을 가지고 추구해 온 기획의 전체적인 방향에 근본적인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셈입니다. 벱스 기획의 ‘광풍’에서 뭔가 좀 더 과세관청의 과세를 제약하자는 주장의 해외 사례를 찾고 싶은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만한 문헌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