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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의 미래 The future of the corporate tax - Daniel Shaviro

세법 선생 2025. 2. 25. 21:31

다니엘 샤비로는 NYU의 세법 교수이고 잘 알려진 이름입니다. 이를테면 “big name”이랄까요. 이 '핸드북'의 결론에 해당하는 제25장에서 법인세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미국 세법학의 역사적 동향을 평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3개의 시기로 대략 구분해 볼 수 있는데, 보리스 비트커(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여러 미국 세법 교과서의 최초 저자)나 리처드 머스그레이브(자본수출입의 중립성 개념으로 유명), 스탠리 서리(조세지출 개념으로 유명) 같은 이상주의자들이 활약했던 시대는 공평개념에 대한 관심으로 특징 지워졌는데, 그 이후 세대의 세법학자들(마틴 펠드스틴을 예로 들고 있습니다)에서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적인 방법론에 터 잡은, ‘효율중심의 분석이 주류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이들의 방법론은 다른 영역에서도 흔히 그러하였듯이 '결정적'이거나 최종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마치 세법학 방법론에서 역사의 종언을 알리는 것처럼 받아들여졌지만, 결국 최근에 오면 다시 이들의 시대도 가고 또 새로운, 그러면서도 예전의 이상주의자들을 연상하게 하는 또 다른 세대 급격한 누진세율과 자본소득 과세의 확대(심지어 연방 부유세의 부과), 부의 이전에 부과하는 세금의 강화, 법인세율의 인상, 다국적기업의 거주지국 과세 확대 등을 옹호하는 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체적인 맥락 아래 주요 논점에 관한 법인세 이론의 동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이 장이 쓰인 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초반이었음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내용은 어렵고 분량도 이 책의 여러 장들 중에는 긴 편에 속합니다.

 

역시 간단히만 살펴보자면,

 

(1)   법인세 부담의 귀착에 관하여 그 동안 (1962년 하버거의 유명한 연구 이후) 이론적 발전이 계속 이어졌는데, 최근에 와서는 법인 소득 중 초과이윤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법인세 부담이 출자자들에게 귀착된다는 점이 다시 부각되고 있고, 이는 높은 수준의 초과이윤을 올리는 기업이라면 원천지국 과세의 정도를 높이더라도 국내 투자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함의를 가지며, 따라서 법인세는 초과이윤에 대한 과세의 성격을 가지는 범위 내에서라면, 세계 경제 차원에서 (이 책의 다른 곳에서도 주장된 것과 반대로 오히려) 상당히 효과적인 정책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소개하고 있고,

 

(2)   국제조세의 개념적인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원천거주지개념은 원래부터 불명확하고 그만큼 당사자들이 자유롭게 조작 활용 가능하였던 것인데, 이제는 이러한 활용을 극대화하고 있는 다국적기업들이 쉽게 조작할 수 없는 표지를 이용하여 이들에 대한 과세를 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이 개념들이 탄력적으로 변화해 가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으며,

 

(3)   조세회피 방지를 위한 국제적 협력은 미국이나 그 밖의 나라들의 정치 지형도에 크게 달려 있다고 보면서 특히 각 나라 정부의 정치적 좌표가 왼쪽으로 기울수록 그러한 협력의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고 보고 있습니다(이 글을 쓸 때만 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돌아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습니다).

 

샤비로는 세법학의 주류적 사고가 꾸준히 한 방향으로 진화해 가기보다는 시계 추처럼 양끝 사이를 오락가락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오히려 지금은 얼마 전과는 달리 법인세에 대한, 원천지와 거주지 양쪽의 과세가 모두 이론적으로 지지를 얻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물론 이 역시 역사의 종언은 아닐 것이라고 예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