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핸드북’의 마지막 제26장은 편집을 맡은 루벤 아비-요나가 썼고 제목은 “새로운 법인세?”(A new corporate tax)입니다. 아비-요나는 20여 년 전에 1909년 최초로, 당시에는 소득세와 무관하게 먼저 도입된 법인세의 역사와 도입 의도를 바탕으로 법인세가 특히 대기업의 경영을 지배하는 경영진의 사회경제적 권력에 대한 견제 수단이라는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만, 이 장에 와서는 법인세의 기능에 관한 최근의 다양한 연구 성과들을 받아들여 그러한 주장을 수정하면서, 법인세가 현재의 세제에서 담당할 수 있는 역할에 걸맞은 내용으로 되고자 한다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몇 가지 방향을 개진하고 있습니다.
우선 아비-요나는 법인세가 주주에 대한 세금이라는 이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합니다. 법인세 부담의 귀착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그렇고(적어도 주주가 법인세 부담의 전부를 떠안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기관투자자가 주주인 경우가 많은 현실도 그렇고, 주주에 대한 과세를 구현하기에 더 적합한 다른 수단 – 가령 주식 가치의 상승분에 매년 과세하거나(공개된 법인) 투시과세(폐쇄회사) – 이 있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고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이 책의 다른 곳 – ‘법인세의 귀착’ – 에서도 제시된 것처럼 기업이 올리는 수익을 ‘정상 이윤’과 이를 넘는 ‘초과 이윤’ – ‘경제적 지대’의 성격을 가지는 – 으로 구분해 낼 수 있다면, 법인세는 ‘초과 이윤’에 부과하는 것으로 하고, 이러한 법인세는 사중손실(死重損失, deadweight loss)을 가져오지 않으므로 높은 세율의 누진세로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주장에는 직관적으로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도 많을 법한데요… 아비-요나는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습니다.
“지대에 세금, 나아가 누진세를 물리는 이유는 우리가 기업 규모 거대해지는 것 – 곧 독과점으로 이어진다 – 을 방지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경쟁은 대개 가격을 낮추기 때문에 경쟁이 줄어들수록 그 기업은 더 많은 이익을 올리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가장 독점적인 기업들이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또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경쟁을 제거하도록 고안된 기업인수 활동과 같은 행태를 보이는 것이다.”
또 이들에게 높은 세금을 매김으로써, 세금을 통한 기업 규제가 대단히 효율적인 것이 될 수 있는 장점 역시 있다고도 쓰고 있으며, 또한 이들 거대 기업들에게 분할의 유인을 제공한다는 점 역시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한 효율의 손실은 ‘빅테크’가 제기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급진적으로 들리나요?(사실은 저도 아비-요나가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는 이 글에서 처음 알았습니다)
이렇게 하고 상장회사들의 주주는 주식의 시가 변동에 따라 매년 세금을 내도록 하고(미실현이익 과세), 거기에 더하여 배당에 대한 과세도 해야 한다고 합니다. 회사의 그때그때의 수익이 주가에 잘 반영되어 있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연구자의 입장에서 ‘핸드북’의 마지막 장에 제시된 아비-요나의 주장은 솔깃하고 흥미롭습니다. 이것이 과연 ‘법인세의 미래’가 될 수 있을지, 더군다나 지금 당장은 의문스럽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