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일자 판례공보 수록 ‘조세’ 편 판결은 두 건입니다. 한 건은 가산세의 ‘정당한 사유’라는 잘 알려진 논점, 그리고 또 한 건은 과세예고통지 없이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적 경우를 정한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의 해석론에 관한 것입니다.
1. 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4두66181 판결
잘 알다시피 가산세는 세법이 정하는 의무 위반에 가하는 금전적 제재이고(따라서 가산 ‘세’(稅)라는 명칭에 불구하고 그 성격은 세금과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의무 위반에 (말하자면) ‘비난 가능성이 없다’면 부과할 수 없습니다. 예전부터 대법원은 이러한 법리를 ‘정당한 사유’라는 표현에 담아, 납세자의 의무 위반에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가산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판례를 명문의 법 조항 없이도 정립하였고, 이는 비교적 최근에 와서 국세기본법 제48조 제2항에 명확하게 규정되었습니다. 다만 단순한 ‘법의 부지(不知)’는 용서 받지 못한다는 말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 법 해석에서 (역시 대략 말하여) ‘정당한 의심이 들 정도’라면 의무 위반에 비난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도 해서, 구체적·개별적 사건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미리 쉽게 점치기 힘듭니다. 불확정 개념의 해석·적용이 사건의 쟁점으로 떠오를 때 일반적으로 벌어지는 상황이지요.
이 판결의 사안도 그러한 경우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 결론을 두고 제3자가 왈부왈부(曰可曰否)하기 어렵습니다. 그저 간단히 사건의 결론을 요약하자면,
“이 사건 각 계약은 원고가 계약금액 내에서 이 사건 거래처가 건축하는 건물의 준공을 위해 설치할 예술창작품을 문화예술진흥법 기타 관계 법령에 부합하도록 선정한 후 관계관청의 심의를 통과하여 그 예술창작품의 제작 · 설치까지 마침으로써 건물 준공이 이루어지게 하는 종합적인 용역을 공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였”다는 사실관계 아래에서,
‘예술창작품의 제작·설치’ 용역은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이고, ‘관계관청의 심의를 통과’하도록 해 주는 용역은 그렇지 않은데, 납세자가 이 둘이 합쳐진 하나의 계약 전부가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이라고 오인하여 관련 업무를 처리하였을 때 이와 같이 잘못 생각한 것이 ‘무리가 아니어서 정당하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럴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원심 법원은 이 부분을 좀 더 심도 있게 논의한 다음에 가부(可否) 간 결론을 내렸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2. 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5두31960 판결
과세관청이 과세처분을 하기 전에 일정한 통지 – 세무조사결과통지나 과세예고통지 – 를 하도록 하고 이를 받은 납세의무자가 과세전 적부심사 청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도록 하는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를, 반드시 일관되지는 않지만(의문이 드는 것으로, 소득금액변동통지에는 과세예고통지가 필요 없다고 한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0두52689 판결) 대체로 대법원은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납세의무자 입장에서는 과세처분이 아예 이루어지기도 전에 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중요한데, 대법원은 이러한 납세자의 입장을 고려하는 외에도 이 절차를 부여하는 것에 헌법적인 의미 – 적법절차 원칙과 관련된 – 가 있다고 종종 판시하고 있고 여기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배경 하에 이 판결이 새로 내어놓고 있는 판시는, 지방세기본법이나 국세기본법이 이러한 ‘예고’ 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경우로 들어져 있는 ‘제척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경우’ – 정확한 표현으로는 ‘제척기간의 만료일까지의 기간이 3개월 이하인 경우’ – 의 해석 적용에서, 단순히 이러한 이유가 있다거나 생겼다고 하여 예고 없이 바로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과세관청의 귀책사유 없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부과제척기간의 만료일이 임박하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부과제척기간의 만료 전까지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칠 시간적 여유가 없게 되었다는 등의 정당한 사유가 추가로 인정되어야 하고, 이에 관하여는 과세관청이 증명하여야 한다”
고 합니다. 뒤집어 말하여 부과제척기간이 얼마 남지 않을 정도까지 이르게 된 데에 과세관청의 잘못이 크고, 만약 과세관청이 정상적으로 업무를 진행하였더라면 진작에 예고 절차부터 밟을 수 있었던 경우라면, 이러한 기회를 흘려 보낸 과세관청이 뒤늦게 제척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내세우며 예고 없이 과세처분을 하더라도 이는 위법하다고 합니다.
그럴 듯하기는 한데, 이렇게 되면 우선 당해 사건에서 과세관청은 이제 어떻게 업무를 처리해야 할까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취소판결 후 특례제척기간의 적용으로 1년의 기간을 새로 확보할 터이니 이제라도 통지 절차부터 밟아나갈 수 있는 것일까요? 좀 더 일반적으로는, 과세관청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빨리 업무를 수행하였음에도 지금 시점에서야 겨우 과세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는 점을 입증하지 않으면 제척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더라도 여전히 과세처분에 앞서 통지부터 해 두어야 하는 상황이 닥칠 수 있겠습니다. 현재의 시점에서 제척기간 만료일이 3개월이 남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상황에까지 오게 된 것이 과세관청 잘못이 아님을 입증하지 못하면, 자신 있게 “통지 없이 과세처분을 해도 된다”고 말하기가 어렵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바쁜 대로 우선 안전하게 통지를 해 두고 나서 최대한 과세전 적부심사 절차가 빨리 진행되도록 어떻게 손을 써 보는 수밖에 없게 될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대법원도 세무공무원들을 골탕 먹이려고 낸 판시는 아닐 테니, 앞으로의 사건에서 적절히 운영의 묘(妙)를 기하리라 예상할 수는 있지만, 일단 과세관청으로서는 그러한 상황이 분명해지기 전이라면 어딘가 한구석에 불안감을 안고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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