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5. 1. 23. 선고 2023두47893 판결
법인세제를 이루는 내용이나 그에 관하여 우리가 논의하는 내용의 대부분은 영리법인, 곧 회사에 적용되는 것입니다. 반면 비영리법인에 관한 법인세법의 규율은 매우 소략하며 그 내용에도 불분명한 것이 많습니다(그렇다고 영리법인 법인세제의 내용이 모두 명쾌하다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비영리법인 중 이른바 ‘공익법인’으로 분류되는 것은 그나마 법인세제는 물론 특히 상속증여세제의 관심을 다소나마 받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비영리법인은 세제(稅制)에서 더군다나 ‘찬밥 신세’라고 해야 할지 모릅니다.
이 사건의 사실관계에는 모호한 점이 많지만, 문제된 재단법인은 공익법인이 아닌 비영리법인이고 아마도 불교와 관련이 있는 가운데 공원묘지를 운영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리고 출연자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출연하지 않고 가지고 있었던 나머지 토지를 뒤늦게 이 법인에 출연, 곧 증여했다고 합니다. 이 재단법인은 묘지를 운영하는 수익사업을 하고 있었고, 이 토지는 묘지 용도로 쓰인 듯합니다. 요컨대 ‘수익사업에 쓰일 재산의 증여’라는 것이 이 사건 사실관계의 핵심을 이루는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상증세법에서는 비영리법인에 대한 증여를 일반적으로 증여세 부과 대상으로 정한 가운데(영리법인이라면 법인세를 부담합니다), 법인세법에서는 수익사업에서 생기는 수익은 법인세 부과대상으로 정합니다. ‘수익사업에 쓰일 재산의 증여’는 ‘비영리법인에 대한 증여’로서 증여세 부과 대상 같기도 하고, ‘수익사업에서 생기는 수익’으로서 법인세 부과 대상 같기도 합니다. 둘이 겹치면 법인세가 우선한다는 상증세법의 규정이 있습니다. 결과를 놓고 보면, 세율도 낮고 이른바 고유목적사업준비금으로 손금 산입할 가능성도 있어서, 법인세 부과 대상이 되는 편이 세금 부담은 더 적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법 상황을 배경으로 삼아 구체적 사건에서 어떠한 결론을 내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대법원이 이 사건에서 여러 다른 논거를 가져다 붙이면서도 결국 ‘엄격해석의 원칙’이나 ‘사전적’(辭典的) 해석의 방법까지 동원한 것은 그만큼 결론에 자신이 없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습니다. 대략 말하여 ‘수익사업에서 생긴다’는 말은 아무래도 사업을 한 결과 발생하는 수익을 말하는 것이지 사업을 위해서 출연 증여된 것까지 포함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정도의 이해입니다.
되풀이하지만 영리법인이 얻는 소득의 과세 범위가 포괄적으로 정해져 있는 데 반하여 비영리법인 소득의 과세에는 자의적이고 모호한 점이 많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근본적으로 입법으로 해결하여야 할 성질의 것이고 해석 차원에서는 어느 것이 옳다고 결론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법원이 달리 참고할 만한 것이 없으니 법의 문언만 가지고 결론을 내면서 ‘엄격해석’의 포장을 씌운 것은 그나마 어쩔 수 없는 결론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만약 여기서 수익사업에서 얻는 소득의 범위를 넓혀서 수익사업용 재산의 증여로 얻는 이익까지 포함한다면, 낮은 법인세율의 적용을 받고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처리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수익사업과 전혀 무관한 재산의 출연· 증여에서만 증여세가 부과되는 결과가 되겠지요.
반면 실제로 이 판결에서 대법원이 그렇게 판시하였듯이, 수익사업용 재산의 증여 자체에서 생기는 이익은 수익사업에서 얻는 소득이 아니라면, 이는 증여세 부과대상이고 상증세법이 정하는 ‘공익법인 예외’도 적용 받지 못하기 때문에 세부담은 상당히 무겁습니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잘 모르지만 공원묘지 용도로 사용되는 것이라면 사실 이 사건에서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도 남기는 합니다.
대법원 판결 중 핵심적인 부분을 인용해 두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비영리내국법인이 구 법인세법 시행령(2010. 12. 30. 대통령령 제2257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제1항에 따른 수익사업을 영위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업활동에서 직접 발생한 소득만이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한 '수익사업에서 생기는 소득'으로서 법인세 과세대상에 해당하고, '타인으로부터 무상으로 이전받은 자산의 가액(이하 '자산수증익'이라고 한다)'은 거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수익사업을 영위하는 비영리내국법인이 타인으로부터 증여받은 수익사업용 재산은 법인세 과세대상이 아니라 증여세 과세대상이라고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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